창립취지문
우리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15년 페미니즘의 재등장 이후 한국 여성들은 성차별과 성폭력 근절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습니다. 사이버성폭력 사건에 대한 편파 수사 편파판결에 저항하며 국가 공권력의 정당한 집행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갔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우리 여성들은 많은 것을 바꿔왔습니다. 공권력의 감시망도 피해가며 청소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한 n번방 범죄자들을 추적했고 범죄 실상을 만천하에 공개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 운동과 여성 시민들의 지원 행동은 우리 사회가 자행한 여성혐오의 민낯을 드러내며 법 제개정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럼에도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여성들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손정우 사건의 처리 과정은 현 정치권이 사이버성폭력 문제해결에 의지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성폭력 사건은 현 권력자들의 민주주의가 ‘여성’이 없는 그들끼리의 민주주의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불법촬영범죄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폭력에 눈물짓지 않는 일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의 협력과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여성들은 각자의 삶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현 정치권이 약자를 위해 움직일 것이라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진보·민주화를 표방한 586 세대의 정치 권력자들의 한계를 수없이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여성도 사람이라는 단순한 명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여성이 주체되어 정치권력 그 자체를 쟁취할 때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민주주의 권력의 자리에 여성의 이름을 새겨야 합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니 국회의 절반도 여성이어야 합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니 권력의 절반도 여성의 것이어야 합니다.
페미니즘은 가부장적 폭력을 일소하고 성차별에 반대하며 존재의 다양성과 평등을 추구하는 이념입니다. 지금 전 사회가 눈으로 목도하고 있는 젠더문제, 기후위기문제, 사회경제 전환의 문제는 586세대 가부장의 관점으로는 풀 수 없습니다. 그리고 변화의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주체는 여성 페미니스트 밖에 없습니다. 민주화 세대 이후의 페미니스트 주체들이 등장해 새로운 깃발을 바로 세울 때입니다.
이에 우리 2030 여성들은 이념과 정체성을 넘어 여성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손을 맞잡고자 합니다. 우리는 사회 변화의 중심에 페미니즘이라는 기둥을 세우겠습니다. 정치계 권력자들이 성폭력을 일삼지 못하도록 그들을 견제하고, 더 많은 여성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여성의 일상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나아가 평등과 행복이 우리 사회 모든 이들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고민하겠습니다. 여성의 깃발 아래서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뭉치는 연대의 정치세력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각자가 서있는 곳에서 오늘을 치열하게 바꾸어가며, 모두를 위한 내일을 꿈꾸겠습니다.
우리는 가부장 정치를 끝내고 눈부신 평등의 시대를 열 것입니다. 새 시대를 여는 길에 함께 해주십시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