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01.30 성폭력을 정치공학 논리로 이용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픈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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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성폭력을 정치공학 논리로 이용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29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향신문과 진행한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의 박 전 시장 사건 ‘성희롱’ 결론은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권고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 다만 야당 후보들이 이 문제를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2차 가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저쪽 진영에서 일이 터지면 비판부터 하고 보는 정치공학 논리 아닌가. 이건(성추행)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화 문제다.”라고 첨언했다.

‘성추행은 진영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화 문제’라는 진단에 매우 동의한다. 성폭력에 진보 보수 없고, 모두가 성찰할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진영의 문제로 만들었던 것이 더불어민주당 아니었나.


박원순 전 시장의 사후, 민주당의 정치인들은 박원순 전 시장을 애도하고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말에 오히려 역정을 냈다. 조국 사태 때도 활약했던 친정권 인사들은 박원순 감싸기와 피해자 끌어내기의 나팔수 역할을 하며 진실을 호도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기어이 자당의 당헌을 바꾸고 후보를 출마시켰다. 다음 대선으로 이어지는 너무 중요한 선거이기에 넘길 수 없다는 진영논리로 피해자의 고통도, 정치적 책임도 즈려 밟은 것이 더불어민주당이었다.

같은 당 후보 박영선 전 장관은 어떠한가. 지난 27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래서 저희가 사과해야 한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게 맞다"고 입장을 밝히며 "민주당이 상처받은 분에게 사과해야 할 방법이 있으면 할 수 있는 만큼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고는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본인이 원조 친문이라며 호소하고 다니고 있다.

당내 경선부터 재보선까지 모든 행보가 진영논리와 정치공학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말로만 사과하고, 입바른 소리를 하고 있는 꼴이다. 성폭력 사건을 정치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장관은 불출마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무공천 하는 것이 답이다.

 

그렇다고 현 정권 이전에 윤창중, 김학의 사건 등 온갖 성폭력 사건들을 일으키고 그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진실규명, 사법정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쇄신과 진정성을 요구하는 것도 우스울 따름이다. 또한 최근 자당의 국회의원이 후궁 발언을 하며 매우 부적절하고 차별적인 성인식을 드러내지 않았던가. 국민의힘도 정치공학과 진영논리로 성폭력을 이용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정당사에 가장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국민의힘에는 수천 년 전 예수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2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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