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5.04.22. 김지은이 만든 길을 따라 ‘권력형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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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이 일상과 맞바꾸어 한국사회에 남긴 언어 ‘권력형 성폭력’

김지은이 만든 길을 따라 ‘권력형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자


침묵을 깨고 ‘권력형 성폭력’의 실체를 알린 피해자 김지은


충남도지사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안희정은 지방정부에 할거한 가부장이었다. “노무현의 장자” 운운하며 자신을 정치적 아버지로 여기는 사람을 중용했다. ‘안희정 대통령 만들기’에 최적화된 코드 인사. 임면권을 가진 안희정의 성희롱 행태에 대해 문제제기하면 ‘평판조회’ 운운하며 입막음을 하는 조직문화. 남성 동료에게 요구하지 않는 외모 꾸밈이나 돌봄을 요구하는 조직문화. 이런 성차별 조직 환경에서 임면권자 안희정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의 실체를 폭로했다. 김지은의 폭로로 가부장정치의 실체도 드러냈다. 김지은의 폭로는 부산시장, 서울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사건 폭로의 도화선이 되었다.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일상은 가부장적이었던 권력자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586정치에 대한 성찰의 시간


피해를 폭로하고 법정 투쟁을 이어 온 8년, 김지은의 일상은 멈췄지만 586정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586세대는 분명 독재정치를 멈추게 했다. 정치민주주의의 주역이 제도권정치에 입성했지만 스스로를 민주화하지 못한 586세대. 그들의 민주주의는 성차별에 기반 한 민주주의에 불과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정치이념과 일상의 부조화를 아프게 성찰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586세대는 권력형성폭력 가해자 및 2차가해자들을 정치권력에서 내보내고, 진정어린 반성을 하길 바란다.


권력형 성폭력의 책임은 기관이 공동 책임져야 할 폭력


대법원까지 간 형사소송에서 김지은은 성폭력 사건을 판단할 때, 한국사회에서 통용되었던 ‘피해자에 대한 통념’을 배척하고 피해자가 처한 환경과 조건, 맥락에 대한 고려에 기초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성인지감수성’ 판례를 다시금 남겼다.

하지만 김지은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형사소송은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할 수 있지만, 성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의 피해를 배상하지 않는다. 성폭력 피해 배상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로 가해행위 예방효과가 있다. 김지은은 성폭력 피해 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형사소송보다 피해자에게는 더 힘든 법적 투쟁이다. 피해자에게는 더 외로운 투쟁이 될 수 있다. 5년 간 진행된 민사소송으로 성폭력 가해자의 배상책임과 2차 피해에 대한 책임 인정, 충남도청의 공동 배상 책임 인정을 법으로 확인 받았다. 이 판결은 김지은이 다른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에게 남긴 연대의 증표이기도 하다. 권력형 성폭력의 책임은 권력자에게 있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권력행사를 감시하고 배척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관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은이 힘겹게 낸 법의 길이다. 그러나 최근 충남도청(김태흠 도지사)은 여성신문의 취재에 책임이 없다고 답변했다. 지금이라도 충남도청은 공공기관으로서 법원이 명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향후 재발 방지를 약속하길 촉구한다.


피해 구제에 미치지 못하는 배상책임의 문제는 성평등정치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민의 몫


성폭력 가해자 안희정과 기관장의 성폭력을 방조하고 감시하지 못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책임은 법적으로 확인되었지만 배상액은 피해에 비해 너무도 미약하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남용한 대통령의 파면이 있던 날, 김지은은 법적 투쟁을 끝냈다. 김지은은 법적 투쟁을 마무리 하며 “국회가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여전히 권력자에 의한 성폭력이 만연한 정치와 권력자를 비호하는 정치인들이 자성하고 변화하기”를 당부했다.

김지은이 다시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피해에 상응하지 못하는 법적 배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를 비롯해 성평등정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시민들이 움직여야 한다. 비동의강간죄를 비롯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법 개정을 위한 시민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장미대선은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를 가르는 장이 아니라 ‘어떤 정치가 되어야 하는 지’를 가르는 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향한 목소리와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5년 4월 22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