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승부사 문재인》 속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부쳐
문재인 대통령은 문제적 발언을 성찰하고, 성폭력 한국 사회를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썼다는 《승부사 문재인》의 내용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대통령부터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이해’와 ‘성폭력 사회를 끝내기 위한 공적 책임의식’이 현저히 떨어지는 심각한 현실을 직시한다.
"(피해자에게) 목숨으로 책임진 건데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드러나는 인식은 두 가지 차원에서 매우 문제적이다.
먼저 ‘목숨으로 책임졌다’는 말이다. 피해자는 자신과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용기 내어 피해사실을 법적으로 규명하고자 결정한다. 그러나 가해자가 사망할 경우 피해자의 피해사실은 법적으로 규명되기 난망해진다. 박 전 시장 사망 직후, “어떤 죽음은 최종적 형태의 가해였다”는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은 한 동안 SNS를 뒤덮었다. 성폭력 가해자의 자살은 가해자를 동정하게 하는 동시에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없는 사안으로 만드는 아주 유용한 도구이다. 피해를 입어 이미 고통 속에 있는 피해자를 진실 공방의 늪으로 빠트린 목숨을 두고, ‘책임을 졌다’고 말하는 건,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덮고 고통 속에 살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대해서다.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은 집권 여당 대선급 주자의 위력 성폭력 사건의 결과였다. 2018년 안희정 전 도지사와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은 세 번째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성폭력 사건이었다. ‘성평등 한국사회’를 공약으로 내세우고는 집권 여당 내 성평등 인식부터 심각한 상태로 수 년 간 방치한 결과를 만들어낸 대통령이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것은, 철저히 가해자 박원순 전 시장과의 친분 관계만을 고려한 인식이다. 역으로 말하면 ‘위력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것’, ‘성폭력 피해자의 일상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보호하는 것’, ‘성폭력 한국사회를 끝내고 성평등 한국사회를 여는 것’이 대통령의 공적 과제의 시야에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부끄러워서 차마 드러내지 못할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포인트라 생각한 듯 여과없이 이 문제적 발언을 드러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피해자를 향한 진실 공방과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공적 책임 의식의 영역에서든, 사적 공감의 영역에서든 역시 안중에도 없었음을 드러낸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죽음으로 책임지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은 공무를 수행하는 서울시장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가장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에 대해서 정치적 입장을 단호히 밝혀라. 또한 박 전 시장의 피해자에게 아직도 극악한 2차 가해를 지속하는 건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자들이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성평등 사회로의 진전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다. 이에 대해서도 정치적 입장을 단호히 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9월, 문재인 정부의 시한 약 7개월을 앞둔 지금, 성평등 한국사회를 약속했던 정권에서 여성은 생애주기를 막론하고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매일같이 성폭력과 2차 가해 속에 죽음을 맞이한다. 전자발찌 착용자 감독 강화, 성폭력 범죄 양형 증대, 온라인 성폭력 형사처벌 제도화, 성폭력 피해자 부당해고 구제 및 사업주 처벌 강화, 성폭력 피해자 일상지원책 강화, 군·경 등 국가기관 상급자 여성할당제와 성폭력 가해자 원스트라이크아웃제, 여성 고용 지속 및 고용 안전책 강화 등 매일 같이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입법과 행정으로 해결해야 할 여성안전 및 성평등 대책이 수없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년 3개월 간 발생한 여성의 죽음과 고통 앞에 공적 책임을 방기한 것을 뼈저리게 성찰하고 가용한 행정부의 권한과 집권여당의 권한을 총 집중하여 남은 임기 내에 여성안전과 성평등 대책에 온 힘을 쏟을 것을 촉구한다.
2021.09.02.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승부사 문재인》 속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부쳐
문재인 대통령은 문제적 발언을 성찰하고, 성폭력 한국 사회를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이 썼다는 《승부사 문재인》의 내용에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대통령부터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이해’와 ‘성폭력 사회를 끝내기 위한 공적 책임의식’이 현저히 떨어지는 심각한 현실을 직시한다.
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드러나는 인식은 두 가지 차원에서 매우 문제적이다.
먼저 ‘목숨으로 책임졌다’는 말이다. 피해자는 자신과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용기 내어 피해사실을 법적으로 규명하고자 결정한다. 그러나 가해자가 사망할 경우 피해자의 피해사실은 법적으로 규명되기 난망해진다. 박 전 시장 사망 직후, “어떤 죽음은 최종적 형태의 가해였다”는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의 한 구절은 한 동안 SNS를 뒤덮었다. 성폭력 가해자의 자살은 가해자를 동정하게 하는 동시에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없는 사안으로 만드는 아주 유용한 도구이다. 피해를 입어 이미 고통 속에 있는 피해자를 진실 공방의 늪으로 빠트린 목숨을 두고, ‘책임을 졌다’고 말하는 건,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을 덮고 고통 속에 살라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대해서다.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은 집권 여당 대선급 주자의 위력 성폭력 사건의 결과였다. 2018년 안희정 전 도지사와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은 세 번째 민주당 광역단체장의 성폭력 사건이었다. ‘성평등 한국사회’를 공약으로 내세우고는 집권 여당 내 성평등 인식부터 심각한 상태로 수 년 간 방치한 결과를 만들어낸 대통령이 ‘조문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것은, 철저히 가해자 박원순 전 시장과의 친분 관계만을 고려한 인식이다. 역으로 말하면 ‘위력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것’, ‘성폭력 피해자의 일상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보호하는 것’, ‘성폭력 한국사회를 끝내고 성평등 한국사회를 여는 것’이 대통령의 공적 과제의 시야에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부끄러워서 차마 드러내지 못할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낼 포인트라 생각한 듯 여과없이 이 문제적 발언을 드러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피해자를 향한 진실 공방과 피해자가 겪는 고통은 공적 책임 의식의 영역에서든, 사적 공감의 영역에서든 역시 안중에도 없었음을 드러낸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죽음으로 책임지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은 공무를 수행하는 서울시장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가장 무책임한 선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에 대해서 정치적 입장을 단호히 밝혀라. 또한 박 전 시장의 피해자에게 아직도 극악한 2차 가해를 지속하는 건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자들이다.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성평등 사회로의 진전을 위협하는 행위이자 피해자의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다. 이에 대해서도 정치적 입장을 단호히 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9월, 문재인 정부의 시한 약 7개월을 앞둔 지금, 성평등 한국사회를 약속했던 정권에서 여성은 생애주기를 막론하고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매일같이 성폭력과 2차 가해 속에 죽음을 맞이한다. 전자발찌 착용자 감독 강화, 성폭력 범죄 양형 증대, 온라인 성폭력 형사처벌 제도화, 성폭력 피해자 부당해고 구제 및 사업주 처벌 강화, 성폭력 피해자 일상지원책 강화, 군·경 등 국가기관 상급자 여성할당제와 성폭력 가해자 원스트라이크아웃제, 여성 고용 지속 및 고용 안전책 강화 등 매일 같이 여성의 일상을 위협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입법과 행정으로 해결해야 할 여성안전 및 성평등 대책이 수없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년 3개월 간 발생한 여성의 죽음과 고통 앞에 공적 책임을 방기한 것을 뼈저리게 성찰하고 가용한 행정부의 권한과 집권여당의 권한을 총 집중하여 남은 임기 내에 여성안전과 성평등 대책에 온 힘을 쏟을 것을 촉구한다.
2021.09.02.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