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06.23. 태백경찰서 사건을 해결할 경찰에 바란다. 2차 가해자까지 조사하여 엄중하게 징계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6-23
조회수 603


[논평] 태백경찰서 사건을 해결할 경찰에 바란다. 2차 가해자까지 조사하여 엄중하게 징계하라.

 

지난 3월, 강원도 태백경찰서에서 근무하던 한 여성 경찰관이 언론사와 경찰 내부 전자 통신망을 통해 경찰서 내에서 집단 성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경찰청은 직접 조사팀을 꾸려 사실관계를 파악했고, 그 결과 피해자 진술대로 태백경찰서 남성 경찰관 16명이 피해자에게 2년 넘게 성적 괴롭힘을 일삼은 것이 확인되었다.

16명의 가해자는 2019년 5월, 피해 여경이 부임한 직후부터 “얼굴이 음란하게 생겼다”, “가슴을 들이밀며 일을 배워라”는 성적 언동부터, 휴게실에 몰래 들어가 개인 캐비닛을 열어 속옷 위에 꽃을 올려놓고, 안전벨트를 매주며 성추행을 하는 등 집단적으로 사생활침해와 성척 괴롭힘을 일삼았고, 이러한 성적 괴롭힘은 2021년 3월 피해자가 직접 언론과 경찰 전체 통신망을 통해 호소하기 전까지 2년 여 간 계속됐다. 심각한 성적 괴롭힘을 멈출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태백경찰서 조직 전체가 젠더감수성이 전무함을 드러낸 것이다.

 

경찰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6명 중 12명에게는 징계를, 4명에게는 직권 경고를 하도록 지시했다. 직권경고는 실상 경찰 지위나 이후 승급, 포상에 큰 영향이 없는 훈계 조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12명에게만 징계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12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면 파면-해임-정직-감복-견책 등 경중에 따라 5가지 처분 결과가 나올 것인데, 강원경찰서는 징계 처분 결과로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을 보여줘야 한다. 더불어 경찰청은 해당 사건이 일어난 태백경찰서에는 기관 경고를, 태백경찰서장에게는 문책성 인사발령을 내리는 것으로 그쳤는데, 성비위를 수 년 간 방치한 조직의 장에게도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2021년 2월, 서울경찰청에서 일하다가 강남경찰서장으로 부임한 박 모 총경은 2019년 말부터 신임 부임지에 가기 전까지 강제로 술자리에 여직원을 동원한 의혹이 일었고, 당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의혹에 대한 사실규명과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평한 바 있다. 지난 21일. 전주의 남학생 10여 명이 여학생 불법촬영물을 보다가 적발되었다는 소식이 나기 약 1년 여 전, 전주경찰서의 경찰이 동료 여경의 불법촬영물을 동료들과 돌려봐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동료 여성경찰관을 동료로 보지 않는 건 비단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의 문제만이 아닌 것이다. 여성을 동등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문화에 물든 경찰이 지키는 치안에 과연 여성 국민은 안전할 수 있겠는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태백경찰서 사건부터 제대로 된 경찰 조직의 성차별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경찰청과 강원경찰청 모두 가해자와 책임있는 조직의 장에 중징계를 내릴 것을 촉구한다. 경찰로서의 지위와 신분, 급여와 호봉 등 실질적으로 사회경제적 타격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말뿐인 경고는, 가해자에게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주기 어렵다. 경찰 조직 내에서 성적 차별과 괴롭힘은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는 의지를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책임있는 조직의 장을 엄중하게 징계하는 것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또한 2년 여간 성적 괴롭힘이 지속될 수 있던 것은 그걸 용인하는 조직문화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실제 태백경찰서 직장협의회는 피해 경찰관의 내부 통신망 글에 반박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지난 3월 언론 취재 과정에서 태백경찰서직장협의회장은 “자기(가해자)도 모르게 나온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으니까,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많이 변명도 하고 고통을 호소하긴 하더라고요."라며 가해자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찰청과 강원경찰청은 직접 가해자 외에 지난 2년 여간 고통 호소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묵인한 사람들, 2차 가해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와 징계에도 나설 것을 촉구한다.

 

경찰에 바란다. 경찰 조직은 물론 경찰이 수호해야할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피해자의 직업인으로서의 지위와 일상에 절대적 타격을 입힌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사회경제적 지위에 타격을 입을 만한 징계를 내려 가해자와 이를 지켜보는 경찰 구성원들, 그리고 시민들에게도 성폭력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범죄행위임을 천명해주길 바란다.

 

2021.06.23.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