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논평2026. 8. 18. 대통령은 연임제 개헌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제 개혁과 민생·성평등 헌법 가치 실현에 집중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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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통령은 연임제 개헌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제 개혁과 민생·성평등 헌법 가치 실현에 집중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중임 또는 연임제 개헌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헌은 국가의 근본 질서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특정 권력자의 정치적 이해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를 언급했다가 국민적 비판과 논란에 직면했던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 의장은 당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를 ‘국민의 선택’이라는 취지로 언급했고, 이후 국회의장실은 현행 헌법상 개헌 당시 대통령에게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조 의장도 인식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은 헌법기관의 대표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누구보다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자리다. 더욱이 취임 기자회견이라는 무거운 자리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을 언급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통령이 연임제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결과적으로 조 의장의 발언이 대통령의 개헌론에 앞서 정치적 공간을 마련해 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민은 이러한 상황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을 것이다.

 

현행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이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상 법적 적용 여부와 별개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개헌 논의가 맞물릴 경우 국민적 불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은 보다 엄격한 정치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개헌의 방향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는 대통령 임기의 길고 짧음에 있지 않다. 승자독식 구조를 고착화하고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를 강화해 온 소선거구제와 선거제도를 개혁하고,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국회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성평등 국가의 실현 역시 헌법개혁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성평등을 국가의 핵심 가치로 명확히 하며,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민주항쟁을 비롯한 민주주의의 역사적 정신을 헌법에 충실히 담아내는 논의가 필요하다.

 

검찰개혁 역시 권력기관의 권한 조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사제도의 변화가 여성·아동·사회적 소수자 등 법률적 대응 능력이 취약한 시민들의 방어권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는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개혁의 이름으로 국가의 책무를 개인과 법률시장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의 정치적 미래가 아니라 산적한 행정·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사법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임기와 권력구조를 변경하는 개헌 논의까지 진행된다면, 국민이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한 순수한 헌법개혁으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들이 헌법을 권력 연장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이라는 의심을 받는 순간, 아무리 제도적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국민의 불신을 피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개헌 논의의 초점을 자신의 임기 문제가 아닌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의 미래로 돌려야 한다. 국회의장 역시 특정 권력의 이해관계에 동조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언행을 삼가고 헌법기관의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개헌은 권력자의 임기를 늘리는 개헌이 아니다. 국민의 대표성을 확대하고,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개혁하며, 성평등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민생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개헌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대통령과 국회가 개헌을 정치적 이해관계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권력의 연장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확대이며, 특정 정치세력의 장기집권이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2026년 8월 18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