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박원순 前 서울시장 3주기에 부쳐
반성과 책임을 마주합시다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박 전 시장은 재임 당시 비서실 소속 공무원에게 가한 성추행 및 성희롱에 대해 처벌을 받기도 전 스스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피해자는 남겨진 사람들로부터 가해 사실을 부인하는 등의 2차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시장 유가족은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부적절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3주기 추도식에서도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는 듯한 목소리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올 8월, 박 전 시장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개봉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박원순의 사회적 의미를 기린다’는 명목하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행위를 부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 전 시장의 행위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없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후원자 다큐 시사회를 개최하는 움직임은 2차 피해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시민사회가 방치한다면 오히려 '시민운동가 박원순'에 대한 공정한 평가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우리 몫의 반성과 책임을 마주합시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의 3선 서울시장이었던 박원순은 부정할 수 없이 사랑받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시민사회가 지나온 많은 길에 그가 함께 해왔으며, 그것을 모두 부인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성폭력 사건이 밝혀진 이후, 시민사회의 충격과 상처는 더 컸고 무거운 침묵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시민사회와 박원순 서울시정이 만들어왔던 많은 것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서울혁신파크를 포함하여 서울시 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청년허브 등 혁신과 변화의 결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박원순을 비판하는 것에 말을 얹는 것이 공동의 성취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말로 쓰이진 않을까, 여러 고민과 감정들로 차라리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지 못한 채 함께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성과를 모두 부인하는 거짓된 공격을 받으면서도, 동료 시민들에게 말조차 걸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시민사회의 성과를 폄훼하지 않으며 온당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우리는 마주해야 합니다. '박원순'을 "참여와 혁신으로 변화를 이끈 서울시장"과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온전히 기억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나아갈 첫 번째 발걸음입니다. 그가 남긴 여러 발자국을 긍정한다면, 당연히 그가 행한 성폭력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가장 먼저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비난, 2차 피해에 동조할 수 있는 행위들을 멈춰야 합니다. 성평등과 인권·평화의 가치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시민운동가의 이름을 반성없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의 이름만으로 기억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허물과 성취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합시다.
용기 내어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함께 만든 많은 변화의 씨앗들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는 상처와 충격을 회복하고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촉발된 불신과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히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고통스럽더라도 꺼내서 보고 나누어야, 더디더라도 회복이 시작될 것입니다.
박원순이 떠난 그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이들이 먼저 침묵을 깨고 이야기합시다. 이를 위해 반성과 성찰을 마주하며 용기 내어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합시다. 성평등과 다양성을 시대정신이라 말하는 오늘의 시민사회 청년활동가들이 먼저 손 내밀겠습니다.
2023년 7월 19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박원순 전 시장 3주기 관련 청년단체 공동성명)
🙋"청년 시민사회가 제안합니다"
1.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지향했던 인권과 성평등의 가치를 되새기며 성폭력 사건을 부정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소비하지 않고,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함께 마련합시다.
2. 성폭력 사건 및 2차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동체의 책임지는 자세와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3. 각자의 자리에서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성찰하고 나아갈 것인지 말하고 변화를 이어갑시다.
[공동성명] 박원순 前 서울시장 3주기에 부쳐
반성과 책임을 마주합시다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박 전 시장은 재임 당시 비서실 소속 공무원에게 가한 성추행 및 성희롱에 대해 처벌을 받기도 전 스스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피해자는 남겨진 사람들로부터 가해 사실을 부인하는 등의 2차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시장 유가족은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부적절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3주기 추도식에서도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는 듯한 목소리가 반복되었습니다.
특히 올 8월, 박 전 시장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개봉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박원순의 사회적 의미를 기린다’는 명목하에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행위를 부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박 전 시장의 행위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없는 상황에서 전국적인 후원자 다큐 시사회를 개최하는 움직임은 2차 피해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시민사회가 방치한다면 오히려 '시민운동가 박원순'에 대한 공정한 평가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우리 몫의 반성과 책임을 마주합시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의 3선 서울시장이었던 박원순은 부정할 수 없이 사랑받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시민사회가 지나온 많은 길에 그가 함께 해왔으며, 그것을 모두 부인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 역시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만큼 성폭력 사건이 밝혀진 이후, 시민사회의 충격과 상처는 더 컸고 무거운 침묵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시민사회와 박원순 서울시정이 만들어왔던 많은 것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서울혁신파크를 포함하여 서울시 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청년허브 등 혁신과 변화의 결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박원순을 비판하는 것에 말을 얹는 것이 공동의 성취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말로 쓰이진 않을까, 여러 고민과 감정들로 차라리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도, 뒤로도 나아가지 못한 채 함께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성과를 모두 부인하는 거짓된 공격을 받으면서도, 동료 시민들에게 말조차 걸기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시민사회의 성과를 폄훼하지 않으며 온당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우리는 마주해야 합니다. '박원순'을 "참여와 혁신으로 변화를 이끈 서울시장"과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온전히 기억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나아갈 첫 번째 발걸음입니다. 그가 남긴 여러 발자국을 긍정한다면, 당연히 그가 행한 성폭력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가장 먼저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비난, 2차 피해에 동조할 수 있는 행위들을 멈춰야 합니다. 성평등과 인권·평화의 가치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시민운동가의 이름을 반성없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의 이름만으로 기억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남긴 허물과 성취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합시다.
용기 내어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함께 만든 많은 변화의 씨앗들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민사회는 상처와 충격을 회복하고 신뢰를 되찾아야 합니다.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촉발된 불신과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히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고통스럽더라도 꺼내서 보고 나누어야, 더디더라도 회복이 시작될 것입니다.
박원순이 떠난 그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이들이 먼저 침묵을 깨고 이야기합시다. 이를 위해 반성과 성찰을 마주하며 용기 내어 회복으로 나아갑시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합시다. 성평등과 다양성을 시대정신이라 말하는 오늘의 시민사회 청년활동가들이 먼저 손 내밀겠습니다.
2023년 7월 19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박원순 전 시장 3주기 관련 청년단체 공동성명)
🙋"청년 시민사회가 제안합니다"
1.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지향했던 인권과 성평등의 가치를 되새기며 성폭력 사건을 부정하는 다큐멘터리를 시청·소비하지 않고, 안전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함께 마련합시다.
2. 성폭력 사건 및 2차 피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동체의 책임지는 자세와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3. 각자의 자리에서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기억하면서 어떻게 성찰하고 나아갈 것인지 말하고 변화를 이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