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판결, 성인지감수성 없는 법관에게 대법관 자격을 묻는다.
경향신문은 오늘(9월 9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와 교제폭력·스토킹 사건에서 거듭 감형 판결을 내린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된 사례를 보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서 피고인의 반성, 전과 없음, 피해자의 처벌불원 등을 이유로 실형을 집행유예로 낮추거나 형을 감형했고, 교제폭력 사건에서도 피해자와의 합의, 미성년 자녀, 범행 직후 119 신고 등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의 성실한 군 복무를 이유로 벌금을 크게 낮췄다.
각각의 사정이 양형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정을 얼마나 중요하게 고려했는지,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관점과 성폭력·교제폭력의 구조적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의 해명이다. 준비단은 “온정적 판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피고인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법관이 아니라 오직 피해자뿐”이라고 말해왔으며 이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항소심에서의 사정 변경 등을 종합해 선고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오히려 의문을 키운다. 피고인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뿐이라고 하면서, 정작 판결에서는 왜 피해자의 피해와 안전보다 피고인의 반성, 가족관계, 직업, 합의와 같은 사정을 앞세웠는가? 피해자의 용서가 양형에 참작될 수 있다 하더라도, 김 후보자의 판결은 그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김 후보자는 2023년 13세 중학생을 속여 강간한 피고인에게 1심의 징역 3년 실형을 깨고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022년에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배포 등의 피고인에게 징역 7년에서 5년으로 감형했다. 교제폭력 사건에서도 전 연인을 흉기로 찌른 살인미수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연인을 수차례 폭행해 사망하게 한 피고인의 형을 징역 6년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했다.
법원은 피고인을 ‘용서’하는 기관이 아니다. 범죄의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판단하고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특히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교제폭력은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나 실수가 아니다. 성별에 따른 권력관계와 통제, 지배 속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폭력이라는 특성을 사법부가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해자의 ‘반성’, ‘성실한 복무’, ‘미성년 자녀’, ‘119 신고’ 등이 피해자의 안전과 범죄의 중대성보다 앞서는 판단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양형의 차이를 넘어 법관이 범죄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다.
성인지감수성은 법관에게 요구되는 부가적인 덕목이 아니다. 성폭력과 젠더폭력의 특성을 이해하고 피해자의 경험과 권리를 판단에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법적 역량이다. 더구나 대법관은 개별 사건을 넘어 하급심의 판단 기준과 우리 사회의 인권 기준을 형성하는 자리다. 피해자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고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사법적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과거 판결과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한다. 피해자의 존엄보다 가해자의 사정을 앞세운 판결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인식과 자질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대법관이 임명된다면, 앞으로의 판결에서 범죄 피해자를 또다시 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2026년 9월 9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판결, 성인지감수성 없는 법관에게 대법관 자격을 묻는다.
경향신문은 오늘(9월 9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가 과거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와 교제폭력·스토킹 사건에서 거듭 감형 판결을 내린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된 사례를 보면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서 피고인의 반성, 전과 없음, 피해자의 처벌불원 등을 이유로 실형을 집행유예로 낮추거나 형을 감형했고, 교제폭력 사건에서도 피해자와의 합의, 미성년 자녀, 범행 직후 119 신고 등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 스토킹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의 성실한 군 복무를 이유로 벌금을 크게 낮췄다.
각각의 사정이 양형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정을 얼마나 중요하게 고려했는지,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관점과 성폭력·교제폭력의 구조적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의 해명이다. 준비단은 “온정적 판결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피고인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법관이 아니라 오직 피해자뿐”이라고 말해왔으며 이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한 항소심에서의 사정 변경 등을 종합해 선고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오히려 의문을 키운다. 피고인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뿐이라고 하면서, 정작 판결에서는 왜 피해자의 피해와 안전보다 피고인의 반성, 가족관계, 직업, 합의와 같은 사정을 앞세웠는가? 피해자의 용서가 양형에 참작될 수 있다 하더라도, 김 후보자의 판결은 그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김 후보자는 2023년 13세 중학생을 속여 강간한 피고인에게 1심의 징역 3년 실형을 깨고 징역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022년에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배포 등의 피고인에게 징역 7년에서 5년으로 감형했다. 교제폭력 사건에서도 전 연인을 흉기로 찌른 살인미수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연인을 수차례 폭행해 사망하게 한 피고인의 형을 징역 6년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했다.
법원은 피고인을 ‘용서’하는 기관이 아니다. 범죄의 사실관계를 엄정하게 판단하고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특히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교제폭력은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나 실수가 아니다. 성별에 따른 권력관계와 통제, 지배 속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폭력이라는 특성을 사법부가 제대로 인식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해자의 ‘반성’, ‘성실한 복무’, ‘미성년 자녀’, ‘119 신고’ 등이 피해자의 안전과 범죄의 중대성보다 앞서는 판단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양형의 차이를 넘어 법관이 범죄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다.
성인지감수성은 법관에게 요구되는 부가적인 덕목이 아니다. 성폭력과 젠더폭력의 특성을 이해하고 피해자의 경험과 권리를 판단에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법적 역량이다. 더구나 대법관은 개별 사건을 넘어 하급심의 판단 기준과 우리 사회의 인권 기준을 형성하는 자리다. 피해자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고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사법적 판단을 할 수 있는지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과거 판결과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한다. 피해자의 존엄보다 가해자의 사정을 앞세운 판결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인식과 자질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대법관이 임명된다면, 앞으로의 판결에서 범죄 피해자를 또다시 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2026년 9월 9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