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시혜가 아닌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행정부와 국회는 7년간의 직무유기를 성찰하고,
여성의 성·재생산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의료 체계를 즉각 구축하라.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그동안 국회와 정부는 대체입법을 미루며 법적 공백 상태를 방치해 왔다. 입법과 행정이 여성의 건강권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사이, 수많은 여성들은 원치 않는 임신과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 환경 속에서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외면해 온 입법부와 행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여성의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는 국가가 시혜적으로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을 국가의 핵심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는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과 제도, 의료체계를 마련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진'의 승인 검토를 관계 부처에 요청한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는 통치자의 시혜적 응답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임신중지 약물의 도입과 안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일시적인 행정조치를 넘어 법률과 공공의료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도로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 5주에서 10주 사이 초기 임신에 한해 의사의 전문적 재량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언급한 점은 우려스럽다. 임신중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체는 여성 자신이며, 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핵심적인 영역이다. 의학적 안전을 위한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의 권리 행사를 의사의 허가나 승인 여부를 전제로 하는 방식은 또 다른 사각지대와 권리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내린 결정을 안전하게 뒷받침할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자기결정권의 행사를 특정 의료인의 판단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다.
약물 승인은 안전한 성·재생산 권리 보장을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정부가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계기로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공공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구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는 임신중지 약물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속히 지정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전면 적용해야 한다. 약물에 대한 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것은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아울러 약물 도입과 함께 전국 어디에서나 안전한 상담과 진료, 사후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를 포함한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 검토를 시작으로 여성의 건강과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2026년 7월 15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시혜가 아닌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행정부와 국회는 7년간의 직무유기를 성찰하고,
여성의 성·재생산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공의료 체계를 즉각 구축하라.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그동안 국회와 정부는 대체입법을 미루며 법적 공백 상태를 방치해 왔다. 입법과 행정이 여성의 건강권을 외면하고 방치하는 사이, 수많은 여성들은 원치 않는 임신과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 환경 속에서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외면해 온 입법부와 행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여성의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는 국가가 시혜적으로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을 국가의 핵심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는 여성의 성·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과 제도, 의료체계를 마련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중지 약물인 '미프진'의 승인 검토를 관계 부처에 요청한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조치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는 통치자의 시혜적 응답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임신중지 약물의 도입과 안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은 일시적인 행정조치를 넘어 법률과 공공의료 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제도로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임신 5주에서 10주 사이 초기 임신에 한해 의사의 전문적 재량으로 처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언급한 점은 우려스럽다. 임신중지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체는 여성 자신이며, 이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핵심적인 영역이다. 의학적 안전을 위한 전문적인 진료와 상담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의 권리 행사를 의사의 허가나 승인 여부를 전제로 하는 방식은 또 다른 사각지대와 권리 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내린 결정을 안전하게 뒷받침할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자기결정권의 행사를 특정 의료인의 판단에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다.
약물 승인은 안전한 성·재생산 권리 보장을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정부가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계기로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공공의료 체계를 전반적으로 구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정부는 임신중지 약물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속히 지정하고 건강보험 급여를 전면 적용해야 한다. 약물에 대한 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것은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아울러 약물 도입과 함께 전국 어디에서나 안전한 상담과 진료, 사후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를 포함한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임신중지 약물 도입 검토를 시작으로 여성의 건강과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2026년 7월 15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