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0.09.23. 성평등에 과잉은 없다 - 정의당 대전시당 김미석 후보는 반페미니즘 공약을 폐기하고 여성 앞에 사과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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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에 과잉은 없다>
정의당 대전시당 김미석 후보는 반페미니즘 공약을 폐기하고 여성 앞에 사과하라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에 출마한 김미석 후보가 ‘극단적 여성주의와의 결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미석 후보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런 식으로 하면 급진 페미니스트의 ‘밥그릇’은 차겠지만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겠습니까?”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진보정당인 정의당 지역당 위원장 후보가 반페미니즘 공약을 내건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현대 민주주의의 역사는 인권과 평등의 영역을 확장하며 발전한 역사였다.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때로는 유리창을 부수고 때로는 목숨을 던지며, ‘한 남성 한 표’를 ‘한 사람 한 표’로 바꿨고, 그 결과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인 보통선거를 만들었다. 또한 가정폭력과 성폭력, 여성이기에 겪는 차별을 개인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부상시키며 평등의 가치를 확장시켰다. 현존하는 다른 정치적 이념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은 수백 년간 인류 사회와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뤄내는 거대한 사상으로 작동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전히 인류의 가장 뿌리 깊은 폭력인 성적 차별과 성폭력을 정조준하며 시민의 평등과 자유를 말한다. 사이버 성폭력, 직장 내 성적 괴롭힘, 여성에 대한 학대,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은 여성의 문제이자, 대한민국 모두의 문제기도 하다. 


성폭력과 성차별이 난무하는 일상에서 우리 자신을 구하자는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급진적이라고 치부하며 배제하려는 김미석 후보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보면서도 여성들의 밥그릇이 더 찰까 봐 걱정스러운가? 당신에게 진보란 무엇인가?


우리는 단호히 선언한다. 여성의 권리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 정의당이 한국사회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일진보 시키고자 하는 진보정당이라면 응당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하여 당 안팎의 여성혐오 세력에 대응해 함께 투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박 시장 피해자에 대한 도를 넘는 공격에 단호히 맞서야 할 것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최근 국내 정치권에 불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여성의 인권을 후퇴시키는 일에 단호히 대응하고 페미니스트와 피해자들에게 연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정의당도 진보정당으로서 그 역할에 참여하기를 촉구한다. 


2020.09.23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백래시(backlash): 사회적 진보/변화에 대한 기득권들의 반발을 의미한다. 페미니스트들의 행보, 여성인권의 신장 등에 대한 사회적 반발, 공격 등을 이르는 데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