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논평2026. 10. 2. 대통령의 ‘직접 소통’은 민주주의인가? 공개된 SNS와 공적 권력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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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통령의 ‘직접 소통’은 민주주의인가? 공개된 SNS와 공적 권력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SNS 발언 빈도가 늘고 국정 현안에 대한 직접적 견해가 잇따라 게시되는 가운데, 우리는 묻는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은 과연 민주적 소통의 확대인가, 아니면 정부와 국가의 제도적 절차를 우회하는 또 다른 권력 행사 방식인가?

 

대통령의 말은 개인의 단순한 정치적 의견에 머물지 않는다. 최고 책임자의 발언은 행정부에 직접적인 신호를 보내고 사회적 영향력을 발생시킨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에서도 명확히 확인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부의 공식 브리핑이나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SNS로 국정 방향과 인사, 외교 방침을 일방적으로 단 몇 줄로 지시하곤 했다. 이처럼 통치자가 SNS라는 직통 채널에 의존할 때, 국무회의와 부처, 공직사회로 이어지는 정부 내부의 공식 의사결정과 검증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국정이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휩쓸릴 위험에 처한다.

 

더욱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명분에서 그 국민은 누구를 가리키는가? 대통령은 지지자만의 지도자가 아니라 모든 시민의 대통령이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27일 “거짓과 폭언, 음해에는 당당하게 대응하자”며 지지층의 실천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고, 10월 1일에는 시민참여형 온라인 아카이브를 소개하며 지지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표현인 “좌아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지지층과의 친밀한 연결을 의도했을 수 있으나, 반대편에 서 있는 시민들에게는 어떤 신호로 읽히겠는가? 낮아진 지지율을 팬덤의 결속과 직접 메시지로 돌파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면, 이는 국민 전체를 향한 공적 소통의 취지를 약화시키고 편가르기 정치를 강화할 뿐이다.

 

국정을 생중계하고 SNS로 전달하는 '공개성'이 곧 '민주성'을 자동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참된 민주주의는 대통령이 얼마나 직접 말할 수 있는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메시지에 시민들이 어떻게 대등하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지, 반대 의견이 어떻게 공론장에서 존중받는지, 그리고 메시지가 정책화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제도적 검증과 설명책임이 작동하는지가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SNS 메시지가 국정에 직접적 영향력을 미친다면, 이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공적 권한 행사와 맞닿게 된다. 그렇다면 이에 상응하는 기록성, 설명책임, 절차적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는가?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정으로 다가가는 길은 개인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말이 없이도 정상 작동하는 민주적 제도를 튼튼히 세우는 것이다. 대통령의 SNS가 지지자만을 잇는 정치적 통로로 전락하지 않고 모든 시민을 향한 공적 소통의 장이 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공적 권력의 절차와 책무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대통령의 SNS 소통이 확대되는 지금, 대통령의 개인 메시지와 국가의 공적 권력 사이에 필요한 민주적 경계와 제도적 견제 장치에 대해 사회적 성찰과 적극적인 답변을 요구한다.

 

2026년 10월 2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