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성명서2026. 7. 31. 개혁을 위해 개악(改惡)이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07-31
조회수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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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개혁을 위해 개악(改惡)이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상은 국가 사법권의 근간을 흔들고 피해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사법 후퇴이자 ‘개악’이다. 개혁을 위해 개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사법 정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정당화일 뿐이다.

 

특히 전국 134개 성폭력상담소로 구성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 등 여성·시민사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가져올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했음에도, 이를 철저히 외면한 채 입법을 강행하는 민주당의 정치적 독주를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법치주의의 기본 원리를 무너뜨리고, 젠더폭력 등 범죄 피해자를 더욱 사지로 몰아넣는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첫째, 여성단체의 정당한 우려와 요구를 무시한 정치권의 입법 독주는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직접 지원해 온 전성협은 수사관의 성차별적 편견과 성인지감수성 부족으로 부당하게 불송치되는 사건에 대해 최소한의 제동을 걸 수 있는 검사의 보완수사 및 보완수사 요구 권한이 반드시 보전되어야 함을 강력히 피력해 왔다. 현장의 절규와 경고를 '개혁의 걸림돌' 취급하며 입법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과 피해자의 인권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오만이다.

 

둘째, 이번 개정안은 범죄 피해자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사법 구제를 받을 권리'를 유린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 처리 기간이 2.2배나 증가하여 피해자들이 기소와 판결까지 1~2년을 불안 속에 기다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수사와 기소를 기계적으로 분리하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면, 사건은 수사기관과 공소청 사이에서 부유하며 사법절차는 더욱 하염없이 지연될 것이다. '신속한 처벌'이라는 형사절차의 효과성이 마비되는 순간, 피해자는 긴 수사 기간 동안 2차 가해와 불안에 시달리게 되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셋째, 젠더폭력 및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입증 책임을 민간으로 전가하여 '사법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직접증거 확보가 어렵고 정황증거의 면밀한 판단이 중요한 성폭력·스토킹·교제폭력 사건에서, 수사 단계부터 향후 공소유지를 고려한 고도의 법률적 검증은 필수적이다. 국가 사법기관의 통합적·책임 있는 수사 체계가 파편화되면, 결국 피해자가 스스로 고액의 민간 변호사를 선임하여 입증 자료를 완성해야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는 구조로 전락한다. 이는 경제적 약자 및 여성 피해자들의 사법 접근권을 차단하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한다.

 

넷째, 헌법이 명시한 견제와 균형, 인권 보장 장치를 무력화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2조와 제16조가 영장청구권의 주체로 검사를 명시한 것은, 수사기관의 인권 침해와 독주를 통제하는 사법적 검증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기소 전 단계에서 전문적 지식을 갖춘 공소관의 사전 검증 및 보완수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수사기관에 대한 유효한 통제 장치를 스스로 제거하는 일이다. 수사의 질적 하락과 부실 수사는 공소기각 및 무죄 판결로 이어져, 결국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킬 것이다.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다. 수사와 기소 절차를 파편화하여 수사 지연과 부실의 책임을 어느 기관도 지지 않는 구조로 만드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거리가 범죄로 물들듯, 범죄 입증과 처벌의 신속성이 무너진 사회에서 그 피해는 오롯이 여성과 사회적 약자, 무고한 시민에게 귀결된다.

 

민주당은 여성단체와 시민사회의 경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형사사법체계를 누더기로 만드는 입법 폭주를 즉각 중단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범죄 피해자의 인권과 법치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7월 31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