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성명서2026. 4. 30. ‘노동절’의 이름은 되찾았으나, ‘노동의 평등’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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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절’의 이름은 되찾았으나, ‘노동의 평등’은 아직 오지 않았다!

 

5월1일, 62년 만에 ‘근로자의 날’이라는 굴레를 벗고 ‘노동절’이라는 제 이름을 되찾은 첫날을 맞이한다.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해 나섰던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유래된 노동절은 전 세계 노동자가 단결하여 자신의 권리를 선언해 온 역사적 날이다. 국가 공식 휴무일로서 이러한 노동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재정립하고 의미화하기 시작한 이번 변화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진심으로 환영한다. 노동자를 시혜적 관리의 대상인 ‘근로자’가 아닌, 주체적 권리를 가진 ‘노동자’로 호명하는 것은 성평등하고 민주적인 노동 환경을 만드는 근본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칭의 회복과 ‘빨간 날’의 기쁨 뒤에는 여전히 노동의 평등성 실현을 외면하는 정부의 안일함과 구조적 차별이 짙게 깔려 있다. 진정한 노동절의 의미는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쉬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일터와 삶터에서 주권을 행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의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촉구한다.

 

젠더 관점에서의 노동 가치 재평가와 평등한 분담이 절실하다.

최근 국가데이터처의 통계에 따르면 여성이 창출하는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남성의 2.7배에 달한다. 여전히 무급 가사노동과 돌봄이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경쟁력 약화와 성별 임금 격차로 직결되는 구조적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정부는 '성별 임금 격차 공시제'와 같은 실효성 있는 제도를 통해 노동시장의 성차별을 해소하고, 가사노동의 가치를 국가 정책의 핵심 지표로 반영해야 한다.

 

노동 형태와 시간에 따른 ‘휴식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올해부터 노동절이 달력상 공휴일이 되었지만, 아르바이트생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57%가 유급휴일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의 유급휴일 적용률은 39%에 불과하다. 법적으로는 '알바'도 유급휴일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고용 형태가 불안정할수록 권리로부터 소외되는 현실이다. 정부는 '법적 권리'가 현장에서 '상식'이 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초단시간 노동자, 플랫폼 종사자, 하청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법의 온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진짜 사장’과의 교섭권을 보장함으로써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이정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가 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영권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의 삶에 직결된 결정을 독점하는 구시대적 질서를 타파해야 한다.

 

노동의 평등은 단순히 수치의 개선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노동이 성별이나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존엄을 인정받는 과정이다. 정부는 ‘이름뿐인 노동절’에 안주하지 말고, 가사노동의 사회화, 노동 형태 간 격차 해소, 사각지대 없는 노동권 보장을 위해 국가 차원의 시스템 개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모든 여성이 노동의 주체로서 당당히 서고, 돌봄과 노동이 조화를 이루는 평등한 사회를 향해 멈추지 않고 연대할 것이다.

 

2026년 4월 3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