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윤석열 계엄 선포 1년,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민주주의의 항로는 어디인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압살하려 한 명백한 폭거였다.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명령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의지의 승리였다. 탄핵 광장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친 시민들의 목소리는 입법부와 사법부를 움직였고,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광장은 다시 한번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그 광장에서 국민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주권자들이 평등한 권리를 행사할 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윤석열 정권이 군의 힘으로 사익적 통치를 강화하려 했을 때 이를 막아낸 것은 시민이었다. 그때 울려 퍼진 민주주의의 핵심은 법 앞의 평등,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평등한 주권이 보장되는 평화였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언제나 여성들이 있었다. 성평등민주주의는 우리가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게 한 굳건한 배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 집권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 탄핵정국 이후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대통령이 자행한 반헌법적 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는커녕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마치 ‘윤어게인’을 외치는 것처럼, 과거 권위주의적 통치의 연장에 동조하는 행태는 탄핵 광장에서 확인된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국민 전체가 아닌, 파면된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층만을 향해 정당의 방향을 정하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책임 있는 파트너이자 견제 세력으로서의 최소 요건에도 미달한다.
한편, 탄핵 광장의 열망을 딛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 또한 그 빚을 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탄핵 광장의 빛의 혁명”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지만, 그 빛을 가능하게 한 시민들—특히 성평등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 싸운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정부는 여전히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평등가족부로의 개편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성평등 가치의 기반을 흔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남성 역차별’ 사례 발굴 지시는 성평등 정책의 방향을 혼란에 빠뜨렸고,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위협하는 메시지로 작용했다.
더 나아가 성평등민주주의의 핵심 과제인 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 성매매처벌법 전면 개정, 친밀한 관계 폭력 처벌법 제정, 모두에게 평등한 가족구성권 보장, 안전한 임신중단 및 성·재생산 권리 보장, 성차별 없는 평등한 노동권 보장 등 성평등입법 제정에는 여전히 미온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산재 구조의 개혁, 사회적 참사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 정책 또한 광장에서 수없이 제기된 요구였음에도 정부의 의제로 충분히 채택되지 못했다. 탄핵 광장의 주인공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였지만, 그들의 삶을 바꾸기 위한 정책적 실천은 뚜렷하지 않다.
더욱이 대통령의 권력이 민주주의와 민생보다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 관리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압박, 자신과 관련된 재판 검사들에 대한 감찰 지시 등은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퇴임 이후까지 염두에 둔 듯한 법무부 권한의 월권적 사용은 윤석열 정권의 통치 방식과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우리는 이솝우화 ‘말과 사냥꾼’의 경고를 다시 떠올린다. 이 우화에서 말은 사슴을 이기기 위해 사냥꾼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냥꾼은 그 대가로 말의 등에 안장을 얹고, 입에는 마구를 채우며 통제권을 요구한다. 사슴을 물리친 뒤 말이 이를 풀어달라 하자, 사냥꾼은 “이제 막 마구를 채웠는데 왜 내려가겠느냐”며 거부한다. 이는 민주주의가 적을 제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허용한 권력이 영구적 지배로 변질될 위험을 상징한다.(출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 재인용)
이재명 대통령은 결코 이 시대의 사냥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취임 당시 약속했던 “민주주의를 하겠다”, “민생을 하겠다”는 다짐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것은 언제나 시민이었고, 그 중심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있었다. 성평등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외침은 이 정부가 향해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평등민주주의의 중대한 후퇴를 엄중히 경고한다. 그리고 요구한다.
대통령은 안장을 벗어던지고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시민의 민주주의는 결코 다시 빼앗길 수 없다.
2025년 12월 2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성명서]
윤석열 계엄 선포 1년,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민주주의의 항로는 어디인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압살하려 한 명백한 폭거였다.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명령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의지의 승리였다. 탄핵 광장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친 시민들의 목소리는 입법부와 사법부를 움직였고,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광장은 다시 한번 민주주의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그 광장에서 국민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주권자들이 평등한 권리를 행사할 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윤석열 정권이 군의 힘으로 사익적 통치를 강화하려 했을 때 이를 막아낸 것은 시민이었다. 그때 울려 퍼진 민주주의의 핵심은 법 앞의 평등,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 평등한 주권이 보장되는 평화였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언제나 여성들이 있었다. 성평등민주주의는 우리가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게 한 굳건한 배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 집권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 탄핵정국 이후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대통령이 자행한 반헌법적 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는커녕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성찰도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마치 ‘윤어게인’을 외치는 것처럼, 과거 권위주의적 통치의 연장에 동조하는 행태는 탄핵 광장에서 확인된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국민 전체가 아닌, 파면된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층만을 향해 정당의 방향을 정하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책임 있는 파트너이자 견제 세력으로서의 최소 요건에도 미달한다.
한편, 탄핵 광장의 열망을 딛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 또한 그 빚을 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탄핵 광장의 빛의 혁명”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지만, 그 빛을 가능하게 한 시민들—특히 성평등민주주의의 최전선에서 싸운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정부는 여전히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평등가족부로의 개편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성평등 가치의 기반을 흔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남성 역차별’ 사례 발굴 지시는 성평등 정책의 방향을 혼란에 빠뜨렸고,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를 위협하는 메시지로 작용했다.
더 나아가 성평등민주주의의 핵심 과제인 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 성매매처벌법 전면 개정, 친밀한 관계 폭력 처벌법 제정, 모두에게 평등한 가족구성권 보장, 안전한 임신중단 및 성·재생산 권리 보장, 성차별 없는 평등한 노동권 보장 등 성평등입법 제정에는 여전히 미온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산재 구조의 개혁, 사회적 참사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 정책 또한 광장에서 수없이 제기된 요구였음에도 정부의 의제로 충분히 채택되지 못했다. 탄핵 광장의 주인공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였지만, 그들의 삶을 바꾸기 위한 정책적 실천은 뚜렷하지 않다.
더욱이 대통령의 권력이 민주주의와 민생보다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 관리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압박, 자신과 관련된 재판 검사들에 대한 감찰 지시 등은 공적 권한을 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퇴임 이후까지 염두에 둔 듯한 법무부 권한의 월권적 사용은 윤석열 정권의 통치 방식과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 1년을 맞아 우리는 이솝우화 ‘말과 사냥꾼’의 경고를 다시 떠올린다. 이 우화에서 말은 사슴을 이기기 위해 사냥꾼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냥꾼은 그 대가로 말의 등에 안장을 얹고, 입에는 마구를 채우며 통제권을 요구한다. 사슴을 물리친 뒤 말이 이를 풀어달라 하자, 사냥꾼은 “이제 막 마구를 채웠는데 왜 내려가겠느냐”며 거부한다. 이는 민주주의가 적을 제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허용한 권력이 영구적 지배로 변질될 위험을 상징한다.(출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 재인용)
이재명 대통령은 결코 이 시대의 사냥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취임 당시 약속했던 “민주주의를 하겠다”, “민생을 하겠다”는 다짐을 즉시 이행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켜온 것은 언제나 시민이었고, 그 중심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이 있었다. 성평등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외침은 이 정부가 향해야 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평등민주주의의 중대한 후퇴를 엄중히 경고한다. 그리고 요구한다.
대통령은 안장을 벗어던지고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시민의 민주주의는 결코 다시 빼앗길 수 없다.
2025년 12월 2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