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5.03.24. MBN은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더피프틴>의 방영 취소를 확정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5-03-24
조회수 522


[논평] MBN은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더피프틴>의 방영 취소를 확정하라!


지난 21일 MBN은 입장문을 냈다.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MBN은 프로그램 재검토가 아니라 명확하게 방영 계획 취소를 확정하라. MBN은 이번 사태를 통해 시청자들이 방송국이 송출하는 미디어 상품에 대해 단지 ‘호불호’를 선택하는 소비자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직시하기를 바란다. 시청자는 미디어 상품의 ‘비판적 소비자’이다.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이미지, 서사, 함의된 메시지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행위자임을 알아야 한다.

만 8살 여아에게 속눈썹을 붙이게 하고 성적 은유가 담긴 포즈를 취하게 하며 성적 이미지를 경쟁하게 하는 행위는 명백한 ‘아동 학대’이다. 이를 통해 제작사나 방송사가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행위는 아동 착취이다.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여성 단체, 교사 단체들의 비판에 직면하고도 곧바로 방송 전면 취소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MBN과 같은 방송국에서 여성 아동에 대한 성적 대상화 프로그램을 미디어 상품으로 송출하는 것은 아동 시청자에게 그와 같은 행동을 해도 되는 행동으로 ‘승인 효과’를 주는 것이다. 그런 행위를 ‘재능’에 대한 평가, ‘노력의 대가’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은 여성 아동에 대한 그루밍이자 가스라이팅이다.

<언더피프틴>을 제작한 크레아스튜디오는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 평가해 달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제작사는 염치를 잃었는가? 티저 영상과 출연자 프로필 사진만으로도 이미 시청자들의 비판과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이루어져 있음을 강조하는 크레아스튜디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가’라고 스스로 권위를 내세우며 크레아스튜디오와 출연자 및 보호자 간에 형성되는 위계를 숨기고 있다. ‘15세 이하 아동의 동의’가 갖는 함의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그들은 자기운명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을 행사하기에는 조력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사회적으로 가장 우선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아동의 보호자’ 뒤에 숨는 제작사의 행위는 비겁하다.

“참가자들이 길게는 6개월 넘게 쏟아 온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크레아스튜디오는 자성하기를 촉구한다. 15세 이하 아이들이 6개월간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를 돌아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신인류 알파 세대들의 치열한 데뷔 전쟁”, “날것의 무대” 운운하는 크레아스튜디오는 한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어른들로서 자숙하기를 바란다. 8세~15세 이하 아이들에게 성적 이미지를 연출해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시키는 것은 아동 학대이다. 아이들이 생애 과정에서 배워야 할 자기 존중과 정체성 확립을 뒤틀어놓는 행위이다.

아동의 성적 대상화에 무감각해지면 결국 여성에 대한 성인식의 고착과 아이의 미래에 대한 제한을 가져올 것이다. MBN과 크레아스튜디오는 <언더피프틴> 방송 취소를 하루 속히 확정하라!


2025년 3월 24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