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3.01.16. 수원지법 성남지원 강동원 부장판사의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규탄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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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수원지법 성남지원 강동원 부장판사의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규탄한다


지난 1월 12일, 대한민국 사법부는 오욕의 역사를 남겼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 강동원 부장판사는 388만 건의 성착취물(검찰수사 기간 2015~2018년)을 유통시켜 수백억 원의 범죄수익을 낸 양진호에게 단 1원의 추징금도 선고하지 않았다. 웹하드 카르텔을 운영한 주범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을 뿐이다.

2003년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한 대용량 파일공유 서비스 업체인 웹하드는 불법촬영 영상물이 대량으로 유통되는 무법천지가 되었다. 이에 정부는 2012년 5월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하였다. 웹하드는 정보통신사업법에 의해 중앙전파관리소에 등록해야하며, 관리감독을 받게 되어 있다. 웹하드 등록을 위한 필수 요건은 '불법음란정보의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필터링 기술조치)'와 불법영상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한 사전/사후 삭제조치'이다. 그리고 웹하드 등록제로 미등록 웹하드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됨으로써, 등록된 웹하드는 법의 보호를 받으며 합법적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그런데 위디스크를 비롯해 유관업체 7개를 소유한 양진호는 DNA 필터링 기술을 보유한 뮤레카의 지분 100%까지 소유하고 있다. 웹하드의 불법행위를 차단해야 할 기술사를 함께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악할 일인데, 이 기술을 자신의 웹하드에는 적용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위디스크를 비롯해 자신이 소유한 웹하드에서 수백억 원의 불법수익을 취했다. 웹하드 필터링사, 삭제 업체까지 함께 운영함으로써, 피해자가 피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구조화하였다. 양진호는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만든 웹하드 등록제의 법적 취지를 무력화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불법행위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이러한 웹하드 카르텔이 폭로되어 양진호는 구속 기소되었고, 검찰 수사를 통해 죄상이 입증되어 검찰은 징역 12년, 벌금 2억원, 추징금 514억 원을 구형하였다. 그러나 강동원 부장판사는 "이들 회사가 사실상 피고인의 1인 회사인 점을 고려했다"며 양진호에 대해 징역 5년만을 선고했다.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1인 회사라서 죄가 적다? 삼척동자도 웃을 이러한 기이한 판결은 우연이 아닌 듯싶다.

성남지원 강동원 부장판사는 2020년 10월 28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 부장판사로 있던 시절에도, 전주대 교수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사건에 대한 1심 유죄판결(전주지법 형사2단독 오명희 부장판사)을 뒤집고 무죄라 판결한 적이 있다. 당시 강동원 부장판사는 소환된 피해자 가족에게 "남편으로서 사건 당일 아무런 조치도 안 취했습니까?"라고 물으며, "피고인을 '외간 남자'라고 지칭"하거나, "피해자 진술보다 증거"라는 등의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발언을 해, 여성·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 참조 기사: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3646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피해자의 진술은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매우 중대한 증거이다. 특히 타인의 시선이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행해지는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증거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다. 진술의 증명력 판단에 있어서도,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진술의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 아니다"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판결(교원소청 심사위원회 결정취소사건))

성남지원 강동원 판사는 젠더폭력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반복하고 있다. 디지털 성폭력의 심각성은 불법 촬영된 영상물이 인터넷 기반에 의해 시공간을 초원해서 무한 반복 재생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디지털화된 영상을 통해 무한 반복 재생되는 피해를 반복적으로 당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해 있다. 이 디지털 성폭력 영상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플랫폼이 바로 웹하드이다. 이 웹하드의 불법행위를 사전/사후에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기술적 조치를 통한 불법영상물의 필터링이다. 그런데 양진호는 웹하드를 통해서, 또 필터링 회사 뮤레카를 통해 전천후 불법을 자행하고 구조화했다.

불법 영상물을 매개로 하는 범죄에는 가해/피해 관계가 대면적이지 않고, 심지어 인식 가능하지도 않아서 피해자조차 피해를 가늠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진 범죄이다. 따라서 이미 받은 피해 뿐만 아니라, 피해 개연성에 대한 차단을 위한 조치는 매우 중요하다. 양진호의 죄를 무겁게 처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성남지원 강동원 판사는 (주)뮤레카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강동원 판사의 판결은 웹하드 카르텔의 범죄행위 일체를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다. 양진호 개인의 불법촬영 영상물 유포 방조죄에 대해서만 한정해서 일부 유죄를 인정하여 5년형을 선고하고, 정작 양진호가 실제 소유한 (주)뮤레카에 대해서는 법적 판결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피고인의 1인 회사인 점을 고려"하여 무죄라니? 이런 기이한 판결은 모종의 '사법적 커넥션'이 작동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사법 커넥션'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러한 황당무계한 판결이 있을 수 있겠는가?

법무법인 태평양 8인의 변호사 그리고 강동원 부장판사, 이들에게 법이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디지털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 사법정의가 되살아 날 수 있도록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와 성실한 재수사를 거듭 촉구한다.


2023년 1월 16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