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0.12.29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사건 수사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발표에 대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입장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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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사건 수사 결과

2020.12.29 서울지방경찰청 발표에 대한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입장


○ 강제추행,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관련

- 공소권 없음의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음

- 피해자의 피해 관련 진술, 참고인들이 본 내용, 들은 내용에 대해 확인해 준 진술,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 및 피해자 핸드폰에 대한 포렌식 결과가 있고, 이것은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것이었음

- 누구나 예상한 공소권 없음이라는 결과 말고, 수사결과 규명된 사실을 밝혔어야 함



○ 강제추행 방조 관련

- 피해자가 참고인으로 조사에 적극 참여한 것은 인사고충, 성고충을 동료 및 상사에게 지속 호소한 것이 사실임을 확인받기 위한 것이었음

- 사실을 사실로 확인받기 위해 피해자는 자신이 사용하던 핸드폰 전부를 포렌식하면서 개인으로서 보장받고 싶었던 삶 자체를 해체하고 분석해서 증거로 제출했음

- 추행 방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과는 별론으로 피해자가 인사고충, 성고충 호소한 사실이 수사결과 규명된 점에 대해서는 사실을 사실대로 밝혔어야 함

오늘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 사건 관련하여 고소, 고발, 신고 사건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실체적 진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적극적인 수사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혼선을 가중시키는 것도 아니라, 확인된 점들을 발표함으로써 전 사회적으로 다음 단계를 향해 갈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경찰은 뻔히 예상되었던 공소권 없음을 반복하며, 혼선을 가중시키고, 결국 은폐, 회피를 원하는 세력이 마음대로 왜곡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했다.



○ 피해자의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통신매체이용음란, 강제추행 고소, 피해에 대하여


- 애초부터 적극적인 수사는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피해자는 4년간 시장 비서실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있었던 강제추행,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에 대해 7월 8일 고소했다. 경찰은 피고소인을 조사하고, 관련된 내용이 오간 피고소인의 핸드폰을 포렌식 수사했어야 하며, 또한 이용된 시장실이나 비서실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의 수사를 했어야 한다. 그러나 관련 모든 영장은 번번이 법원에서 기각되었다. 아주 기본적인 수사도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위 사건에 대한 ‘결과’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것이었다.


- 경찰이 확인해온 내용에 대한 발표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측이 경찰에 현재까지 확인한 내용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던 이유는, 피고소인이 사망해버리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 애도가 대대적으로 조직되고, 피해자에 대한 온갖 공격, 음모론, 2차 피해만 범람하는 현재의 현실이 지속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또 경찰에 발표를 촉구했던 이유는 이제까지 피해자가 수차례 경찰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보거나 들은 사람들을 경찰이 참고인 조사한 것, 피해자가 근무 기간 내 사용했던 핸드폰들을 제출하여 포렌식 조사를 진행한 것 등을 통해 경찰이 지금까지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던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발표라도 있어야 피해자가 겪어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최소한의 법적 권리라도 지켜질 수 있고, 피고소인에게 사망의 책임을 묻기보다 대대적인 애도를 조직하기 바쁜 세력에게 책임을 물을 여지를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으며, 침묵과 은폐를 강요해온 일상을 점유한 위력을 넘어 약자들이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고자 했을 때 우리 사회가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고 그럼으로써 정의를 조금 더 넓혀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경찰은 지금까지 스스로 확인해왔던 내용에 대해서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상의 내용이라며 밝히기를 꺼렸고, 모두가 애초부터 알고 있었던 ‘공소권 없음’이라는 현행 규정만을 강조했다.


이는 제3자가 고소한 강제추행 방조죄에 대한 결과와 뒤섞여 증거 불충분하고, 혐의 없고, 공소권 없고, 아무런 사실도, 자료도, 책임도, 진술도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무화’시키고 은폐하고 다시 침묵 속에 가두려는 움직임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오늘 경찰의 발표에는 피고소인들만 존재하며, 피해자는 삭제됐다.



○ 강제추행 방조죄 제3자 고발에 대하여


- 애초부터 적극적인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제추행 방조죄는 제3자가 7월 10일 고발했다. ‘방조죄’라는 죄목은 사실 입증, 기소, 처벌되기까지 많은 요건을 필요로 하는 죄목이며, 제3자가 고발한 사안이라서 피해자 측은 이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은 채였다. 그런데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고, 피해자는 20명 가까이의 동료와 상사에게 인사고충, 성고충을 호소한 바가 있음을 진술했으며 자료와 의견서 등을 제출했다.


오늘 강제추행 방조죄 고발에 대해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했고,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수사는 애초부터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바가 없다. 경찰은 피해자가 인사고충, 성고충을 호소했다고 진술한 20여 명의 서울시 전 현직 직원에 대해서 진술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핸드폰을 포렌식하거나 압수수색을 하거나 이 진술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어떤 수사도 진행한 바가 없다.


또한 경찰이 수사결과의 근거로 삼은 20여 명의 동료와 상사들은 각각 피해자와 일하면서 알고 있었던 점을 안전하게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내용을 보면 그렇지 못했던 환경이었음을 익히 파악할 수 있었다. 조사 기간 동안 전임 비서실장 2인은 언론에 공개적으로 “아무도 들은 사람 없다”고 확정하는 말을 몇 차례 공표하기까지 했다. 이는 직원들의 진술에 대한 압력이었다.


- 경찰이 확인해온 내용에 대한 발표가 필요했다


피해자는 처음부터 방조죄에 대한 수사에 우려를 표했다. 함께 일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일해야 할 동료들에 대한 형사적 조치라는 것은 피해자에게 매우 부담되는 일이기 때문이며, 동료들 역시 위력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진술을 하고 자료를 제출한 것은, 인사고충, 성고충을 동료와 상사들에게 호소해왔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피해자가 인사고충, 성고충을 20여 명의 전현직 동료, 상사에게 호소한 적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발표하지 않았다.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진술에만 의존하여 수사를 진행한 것을 ‘결과’로 결정하고 발표했다.


현실적 위력이 작동하는 가운데 일과 업무와 진술여부와 내용 등이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동료들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애쓴 것에 대해서 피해자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


피해자들의 말하기는 침묵의 세상을 뚫고 변화시켜왔다.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하고 살기 위하여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불기소 등은 적확하지 않게 뒤섞여 사용되기 시작했다. 피해자가 고소한 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입장은 공소권 없음이며, 강제추행 방조죄에 대한 경찰의 입장은 증거불충분으로의 혐의없음이다. 둘은 다르니, 정확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서울시장의 비서실에서 4년 넘게 일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일거수 일투족의 심기를 보좌하는 노동을 하며 지내온 피해자와, 그러한 시장실을 존재하게 했던 그 모든 환경 속에서, 피고소인인 시장은 사망했고, 피해자는 자신이 겪은 일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 그러나 경찰은 현 시점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부정의, 무책임, 혼란과 2차 피해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도, 할 수 있는 역할도 방기했다.


우리는 위력 성폭력 피해자들의 안위를 걱정한다. 애초부터 4년이나 걸렸던 피해 말하기, 피해자가 고소하자 사망해버린 박원순 서울시장, 그 이후로 아예 막혀버린 수사, 전 시장의 업무폰 포렌식을 5개월 동안 멈추게 한 법원, 모든 수사에서의 영장신청을 기각한 법원, “아무도 몰랐고, 사실이 아니며, 피해자는 이런 사람이다”를 지속 선동하는 전 비서실장, 시장의 사망 이후로 2차 피해를 방치하고, 사회적 제도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와 여당 앞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고, 사회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도록, 우리는 계속 변함없이 연대하고 걸어갈 것이다.



2020년 12월 29일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