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성명서2026. 9. 28. 비용 부담과 경제적 장벽을 넘어 여성 건강권 보장으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의 실질적 접근성을 보장하라! - ‘9.28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에 부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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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비용 부담과 경제적 장벽을 넘어 여성 건강권 보장으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의 실질적 접근성을 보장하라!

- ‘9.28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에 부쳐

 

매년 9월 28일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행동의 날’이다. 이 날은 1990년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열린 제5차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페미니스트 만남을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여성운동은 임신중지를 범죄로 다루지 않고 안전하고 합법적인 의료서비스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9월 28일은 전 세계 성·생식 건강과 권리(SRHR)를 위한 공동행동의 날로 확장됐다.

 

9.28 국제행동의 요구는 단순히 임신중지를 ‘허용하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범죄화를 넘어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이 자신의 몸과 삶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안전한 임신중지를 요구한다.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의료기관과 의료인, 안전성이 확인된 약물에 접근하고 검사부터 시술·약물 처방, 사후관리까지 연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돈이 없거나 사는 곳이 다르다는 이유로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지역적 격차가 건강권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낙인 없이 존엄하게 의료 및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을 요구한다. 상담과 진료, 검사와 시술, 약물 처방과 사후관리의 전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존엄이 보호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임신중지를 형사처벌하는 기존의 법적 틀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제도와 의료체계의 공백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최근 정부는 임신중지 약물의 단계적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하고, 이후 안전성과 법·제도적 여건 등을 검토해 접근 방식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임신중지 약물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검사·시술·약물 처방·사후관리 등 임신중지 의료서비스 전반을 포괄하는 건강보험 보장체계도 마련되지 않았다.

 

약물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용 때문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법과 제도상의 권리도 현실에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할 수 없다. 안전한 임신중지는 돈과 지역,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여성의 몸에 관한 결정을 개인에게만 떠넘기고 의료비와 사회적 책임까지 개인이 감당하도록 해 온 국가의 태도를 비판한다. 임신중지를 건강권과 성·생식 건강권의 문제로 바라보고, 누구나 경제적 조건과 관계없이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첫째,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검사, 시술, 약물 처방, 사후관리를 포함한 임신중지 관련 의료서비스를 조건 없이 건강보험으로 전면 보장하라.

둘째, 정부는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에 한정된 임신중지 약물 접근 방식을 재검토하고, 약국 조제를 포함해 이용자의 실질적인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 아울러 임신중지 관련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한 의료수가를 마련하라.

셋째, 정부와 국회는 성·생식 건강권을 보편적 인권으로 확립하고, 경제적·지역적 격차 없이 누구나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서비스와 필요한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통합적 보건의료 지원체계를 즉각 구축하라.

 

2026년 9월 28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