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성명서2029. 7. 30. 헌법의 자기방어 장치를 흔든 국회의장의 발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국회의장직에서 물러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6-07-30
조회수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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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헌법의 자기방어 장치를 흔든 국회의장의 발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국회의장직에서 물러나라!

 


대한민국 헌법은 권력을 창설하는 문서인 동시에 권력을 제한하는 최고규범이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다수결이 아니라 헌법이 정한 한계 안에서 국민주권이 행사될 때 비로소 성립하는 입헌민주주의이다.

 

국회의장은 이러한 헌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입법부의 최고책임자이다. 그럼에도 조정식 국회의장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선택의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흔드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현직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재출마의 길을 열지 못하도록 한 헌법의 자기방어 장치이자, 권력의 영속화를 막기 위한 핵심 규정이다.

 

따라서 "국민이 원하면 가능하다"는 식의 논리는 헌법의 존재 이유를 거꾸로 이해한 것이다. 국민주권은 헌법 밖의 무제한적 권력이 아니라 헌법이 정한 질서 속에서 행사되는 권한이다. 입법부의 수장이라면 누구보다 헌법의 문언뿐 아니라 그 규범적 취지까지 존중했어야 한다.

 

더욱이 이러한 발언이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뒤늦은 해명이 있었지만,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없는 사안을 굳이 "국민의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거론한 것 자체가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과 국민적 의구심을 초래했다.

 

최근 정치권의 흐름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을 둘러싼 공소취하 논란은 형사사법 절차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고, 민주당은 대통령 재직 중 형사재판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각각의 사안은 별개의 법적 쟁점을 갖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의장까지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한 것은 국민에게 권력의 자기보호와 장기화를 위한 제도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갖게 한다.

 

최근 장윤기 사건 등을 통해 사법당국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고 있고, 민생경제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대통령 개인의 사법적·정치적 지위를 둘러싼 제도 변화만 잇달아 논의되는 현실은 국민적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헌법은 권력자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해석되는 문서가 아니다. 권력을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최고규범이다. 입법부의 수장이 그 의미를 가볍게 여긴다면 헌법의 권위는 어디에서 지켜질 수 있겠는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헌법 제128조 제2항의 규범적 의미를 훼손한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헌법수호 의무를 저버린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회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정부와 거대여당은 대통령 개인에게 유·불리를 가져올 수 있는 헌법 및 형사사법제도 개편 논의를 중단하고, 권력분립과 법치주의라는 헌법의 기본원칙 위에서 국정을 운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헌법은 권력자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헌법이 권력을 제한할 때 비로소 지켜질 수 있다.

 

2026년 7월 3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