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2.05.05. 잘못하고도 잘못한 지도 모르는 김동연 후보는 성인지감수성 공부에 매진하기 바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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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잘못하고도 잘못한 지도 모르는 김동연 후보는 성인지감수성 공부에 매진하기 바란다

 

지난 2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에 대해 "경기도지사는 입으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로 하는 것도 아니며 실력과 진정성, 국정과 경제 운영의 경험들이 포함돼서 경기도민과 경기도를 위한 일꾼을 뽑는 자리"라 발언했다.

 

다음 날인 3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본인의 SNS에 “저는 여성 정치인이지만 ‘여성’임을 강조한 적도 없다. ‘여성’으로서 가산점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받지도 않았다. 오직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했다”라며 “평생을 당당하게 경쟁하며 실력을 키워 온 저로서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4일,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여성을 외모로 판단하는 김동연 후보의 저급한 인식에 충고한다. 도지사는 막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규탄한 한편 김동연 후보는 “얼굴이란 지명도나 유명세를 의미한다. 문맥을 보면 쉽게 그 의미를 알 수 있는데, 굳이 말을 비틀어 해석해 왜곡했다”며 “김은혜 후보에게 수능 국어 공부를 권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김동연 후보의 해명처럼 ‘유명세’나 ‘인지도’를 표현하기 위한 의도로 ‘경기도지사는 얼굴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표현한 것이라면 김동연 후보는 국어공부와 더불어 사회공부를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말에는 사회문화적 맥락이 담긴다.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성별로 성적 대상화되고 외모품평을 당하는 사회문화 속에서 본인의 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현재 한국사회의 성불평등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다. 권한을 가진 정치인의 무지는 사회적으로 악이 된다.

 

김은혜 후보의 대응도 아쉽다. 정치인은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시민의 삶과 지위를 함께 대변하는 자리이다. 여성가산점, 여성할당제는 공정을 훼손하는 당당하지 못한 제도가 아니라 젠더불평등한 사회구조를 평평하게 맞추기 위한 지렛대 같은 제도이다. 김은혜 후보의 발언은 구조적 차별 속에 처한 여성의 사회·정치·경제·문화적 지위를 어떻게 성별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음과 그간의 성평등을 위한 제도에 대한 폄훼가 드러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김동연, 김은혜 후보에게 자신을 대변하기를 멈추고 경기도지사의 자리에서 대변해야 하지만 놓치고 있던 여성, 사회적 약자의 삶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2022.05.05.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