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05.11. 국민들은 죽어 가는데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무엇하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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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죽어 가는데 경제지표가 좋아지면 무엇하나


2021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로 탄핵시킨 전임 대통령의 자리를 채운 지 4년 째 되는 날이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총 48번 언급되었다. 문 대통령의 취임 4주년 연설의 핵심 메시지는 코로나 위기에 대한민국이 성공적으로 방역해온 선진 국가이며, 나라 경제도 성공적으로 회복 중이고, 기업 활동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만사가 잘 되고 있으니 가던 대로 가겠다는 말이다.


물론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국민의 삶이 곧바로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가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라며 성공적인 방역과 경제 지표 회복 뒤에 가리워진 삶을 신경 쓰고 있다는 언급도 하였다. 그러나 이미 그 말을 신뢰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은 일찌감치 포기 된 것이 아니었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 실장은  2019년 7월 문 대통령을 대신해 최저임금 1만원 정책 포기 선언을 하였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직접 고용이 아닌 자회사로 전환하여 고용하는 꼼수를 부리는 형태로 진행되어 결국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톨게이트 케노피에 오르게 하고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에 대해 책임지는 말 한 마디 없었다. 심지어 당시 집권 여당은 책임자였던 도로교통공사 사장을 자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하기도 했다. 통렬한 반성의 역사가 되어야 할 지난 국정 기간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등을 언급하며 ‘출범 초기부터 소득주도 성장과 포용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고 자평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안일하게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일자리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코로나 충격으로 일자리 격차가 확대된 것이 매우 아픕니다. 특히, 고통이 큰 청년과 여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습니다”라고 의지를 전했다. 청년과 여성이 기업과 경제지표보다도 못한 처지로 밀려 고통 속에 놓이고, 폭력적인 일상 환경 속에서 자살, 노동 현장에서의 사고 등으로 죽음의 행렬을 잇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다는 정도의 말로 그칠 일이 아니다. 노동 현장에서의 죽음을 방치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누더기로 만든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 그리고 중소기업벤처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시민들을 성적 폭력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국정 운영의 동료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화환을 보내며 여전히 가해자를 위한 권력의 자리가 있음을 과시하게 했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위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오랜 싸움에 낙태죄 존치로 응답하기도 했다. 차별금지법과 코로나손실보상법 등, 코로나 이전에도 고통스러웠고, 코로나 이후에 더 취약해진 이들의 고통을 경감할 수 있는 법제화는 슈퍼 여당을 가진 행정부에서 무응답인 상태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이란 권좌에 앉힌 인물에게 기대하는 것이 고작 '각별한 관심'과 '말 한마디'라고 생각하는가. 이제라도 고통과 죽음 속에 방치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나서야 마땅하지 않은가. 탄소 중립을 이야기 하면서도 경제 성장을 버리지 못하고,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기업을 버리지 못하는 기만적인 국정 운영 4년의 모습을 남은 1년 동안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너무 여실히 보이는 4주년 기념 연설에 마음이 헤어진다.  


'모든 평가는 국민과 역사에 맡긴다'는 말 뒤로 고통에 무응답으로 일관하지 말고, 남은 1년 만이라도 대한민국 사회의 멈추지 않는 죽음의 행렬에 책임 있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헌신하길 바란다.  


2021.05.11.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