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이슈픽[이슈픽] 세종시교육청은 지금 왜, 박원순 전 시장을 소환해내는가?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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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세종시교육청은 지금 왜, 박원순 전 시장을 소환해내는가?


세종시교육청이 <촛불혁명>(2017)이라는 책을 관내 초·중·고교에 배부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이끈 촛불집회를 기록한 이 책은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는 소제목 아래 박원순 시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이렇다.


“박원순 시장 표현대로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과 시장님께 감사를! 헌법이 보장한 집회 시위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언제든 주권자의 저항을 행사할 수 있도록,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204p.)”


책이 만들어진 2017년으로부터 4년이 흘렀고, 박원순 전 시장이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에게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종시교육청이 책 배부를 결정한 2021년, 성추행 가해 사실이 인정된 이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박원순 전 시장을 소환해 낸 세종시교육청의 결정은 무책임하다.


세종시교육청은 비판적인 보도가 이어지자 설명 자료를 내고, 해당 도서를 “국민주권의 원리와 민주주의 제도 실현을 위한 국민 참여의 중요성을 제시한 자료로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들어 학교민주시민 교육 활성화의 목적으로 도서 배부를 실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을 언급한 부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한국여성네트워크는 세종시교육청에 관련 조례로 응답하고자 한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양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및 활성화에 관한 조례」 6조 3항에서는 “교육감은 학생 및 보호자 대상으로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 편견, 비하 또는 폭력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 사업을 지원하고, 양성평등 의식이 확산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평등 의식 확산의 의무를 저버리고, 애꿎은 민주시민 교육을 들먹이며 성추행 가해자를 소환해 낸 세종시교육청의 도서 배부를 규탄한다.


책 <촛불혁명>은 박원순 전 시장의 공적을 치하하며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달라는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는, 책임을 회피하는 여당과 그를 이용하려는 야당의 정쟁 속에 묻히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는 메시지를 누구의 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2021.03.03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