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11.25.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 40주년에 부쳐 - 오랜 여성폭력의 역사가 여전한 오늘 여성폭력을 추방하고 성평등이 오기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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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 40주년에 부쳐 

오랜 여성 폭력의 역사가 여전한 오늘, 여성폭력을 추방하고 성평등이 오기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오늘은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이다. 라틴아메리카 여성활동가들이 1981년 도미니카공화국의 독재자 라파엘 트루히요에 저항하다 살해된 미라발(Mirabal) 세 자매 파트리아, 미네르바, 마리아 테레사를 추모하기 위해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지정했다. 1999년 UN은 여성폭력 추방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응답해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을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으로 공식 지정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 사회가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발전(SDGs) 목표 17개를 발표했다. 그 중 다섯 번째가 성평등이다. 유엔은 “당신이 어디에 살든, 성평등은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모든 차별을 종식하고,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종식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법적 그리고 실제적인 여성차별의 결과이며, 남성과 여성 사이의 계속된 불평등의 결과‘라고 명확히 한다.

 

이렇듯 전 세계가 여성폭력의 종식을 함께 외쳐왔다. 그러나 지금 여성폭력은 종식되었는가. 2021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도 성폭력 사건 발생 건수는 31,400건으로 2010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또한 2019년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50,277건으로 2011년 대비 7.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성폭력 사건은 86건, 데이트 폭력은 27건 발생한다. 여전히 조혼과 여성할례, 강제결혼에 고통받는 여성들이 존재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소녀와 여성들은 탈레반이 권력을 잡은 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을 하지 못하고 예술을 하지 못하고 어딘가에 팔아넘겨지거나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야 했다.

 

디지털이 발달한 한국의 여성들은 불법촬영과 디지털 성폭력에 시달린다. 가부장적 자본주의는 여성을 동등한 존엄을 가진 인간이 아닌, 남성의 소유물이나 성적 착취와 돌봄 노동착취의 대상으로 여긴다. 여성폭력의 원인은 성차별이고, 여성 폭력을 추방하는 길은 바로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것인데도 한국 사회 변화를 준비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할 기득 양당의 대선 후보들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계속된 불평등의 결과’를 부정한다. 오히려 여성폭력의 현실을 바꾸자는 여성들에게 ‘편향’적이고 ‘불공정’하며 ‘극단’적이라고 손가락질 한다. 극단의 성차별의 결과인 여성폭력 현실에 눈감은 채 공정을 말한다.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세 자매가 살해 당한 지 61년이 지났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수많은 여성들의 죽음을 마주한다. 여성을 향한 폭력의 고리는 한국에서도,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그리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여전히 추방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여성폭력과 싸우기를, 젠더불평등과 싸우기를 멈출 수 없다.

 

단 한 명의 여성도 ‘여성이라서’ 태어나지 못하거나, 교육받지 못하거나, 팔려가거나, 폭력을 당하거나, 죽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폭력을 끝내기 위해 가부장 정치경제권력에 균열을 내는 데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성폭력 대항할 수 있도록 유권자의 힘을 모을 것이며, 성평등에 투표할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여성폭력이 남아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것이 10년이 걸리든, 50년이 걸리든, 100년이 걸리든 여성들의 절규와 고통과 피해를 한 순간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여성폭력이 사라지는 그 날, 자매들과 함께 세계 여성폭력 해방의 날을 선포할 것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