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09.07. 친밀관계에 의한 폭력, 범죄를 범죄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반드시 폭력의 고리를 끝내야 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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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친밀관계에 의한 폭력, 범죄를 범죄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반드시 폭력의 고리를 끝내야 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지난 7월 15일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 되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해 형사 처벌을 면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해 7월에도 아내의 얼굴을 때려 다치게 했고, 재범을 저질렀지만 처벌 받지 않은 것이다.

가정폭력처벌법에는 ‘반의사불벌죄’라는 조항이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그 의사에 따라 처벌하지 않는 것이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면 가정폭력은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이관된다. 가정보호사건이 되면 가정법원이 사건을 맡아 전과가 남지 않으며, 가해자는 징역 대신 접근제한, 보호관찰, 사회봉사 등 처분만 받는다.

 

지역 내 의료기관 6곳을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하며 아동학대 조기발견과 예방에 의지를 피력한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난 3일 20여 년간 상습적으로 아내와 딸을 폭행해왔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아내 뿐 아니라 딸도 아동기부터 폭행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행을 지속, 지난 1월 1일에는 딸의 목을 졸라서 깊은 상처를 냈다고 최 시장의 아내는 진술했다.

한편 폭력으로 인한 오래된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최 시장의 부인은 최 시장에 대해 “남편이고 딸의 아빠다. 형사적 처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고소를 하면 시장직에서 내려와야 할 텐데,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고 의사를 밝혔다. 반의사불벌죄에 따라 경찰은 적극적으로 입건하고, 수사, 기소하여 처벌할 의지를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최 시장의 집에 출동한 경찰관은 아내와 딸의 폭행흔적에 대해 진술과 반대되는 진술을 하며 “허위신고로 보고 사건 종결했다”고 밝히며 오히려 은폐하려던 정황이 포착되었다.

 

최종환 시장은 2009년경 가정폭력으로 법원으로부터 교육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그러나 가정폭력 범죄 가해자라는 사실은 임명직, 선출직 공무원이 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이후 2014년 민주당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파주시 시장이 되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사건 이후에 버젓이 관리직 공무원 중 여성을 52% 임명하며 ‘유리천장 깨는’ 구청장으로 소개되고 있다. 공적얼굴로 성평등을 대표하며 사적얼굴로 젠더폭력을 일삼고 있지만 ‘가정’에서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면책을 받았다. 가정폭력 가해자임이 밝혀진 사실은 이들의 정치적 지위와 자격에 어떤 흠집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찰의 비호를 받기도 한다.

 

2020년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살해 된 여성 수만 97명에 달하며, 지난 8월 한 달 간만 해도 10명의 여성이 남편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보도 되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가정폭력 사건으로 검거된 수는 5만 277건이었다. 그러나 이 중 1%만이 사법부의 판결을 받는다. 가정폭력 뿐아니라 데이트 폭력 또한 문제다. 최근 여자친구를 때려서 죽인 가해 남성이 불구속 상태에서 일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어 공분을 낳고 있는데, 데이트폭력 또한 가정폭력처벌법에 근거하여 처벌받고 있어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대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온 이수정 교수는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모두 처벌 시스템이 너무 허술해서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가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에 따라 재범율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친밀관계폭력도 체포우선주의로, 형사사건처럼 다루라는 것이 UN의 권고다’라고 밝히며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어야 형사사법기관에서 수사 의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폭력, 데이트 폭력 등 친밀관계에 의한 폭력은 상습 폭행, 살인 미수, 살인에 준하는 강력 범죄이다. 이 강력 범죄들이 ‘가정보호사건’이라는 이름으로 면책되는 현실에서 가해는 끝나지 않는다. 범죄를 범죄라고 명명하는 것에서부터 가해자가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정치사회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더불어 민주당에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정폭력 전과자 정치인을 배출한 것을 반성하고 향후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성폭력 전과가 있는 자는 공천권을 박탈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여성 시민의 생존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정폭력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추진하고, 자당 가정폭력범 정치인 이정훈 강동구청장과 최종환 파주시장을 징계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경찰청에 요구한다.

반의사불벌죄가 있다하더라도 현장에 나간 경찰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긴급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으로 인도해야 하며, 피해자가 동의한 경우 보호시설로 인도하여야 한다. 가정폭력을 강력한 범죄로 보고 경찰의 응급 조치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

 

2021.09.07.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