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서

논평2021.05.17. 그것은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젠더폭력 범죄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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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사건 5주기 추모 논평] 그것은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젠더폭력 범죄였다

 

5년 전, 강남역에서 한 20대 여성이 ‘여성이라서’ 살해됐다.

강남역 사건 이후, 수많은 여성들은 2016년 5월 17일 오전 12시 33분, 강남의 한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 들렀던 젊은 여성은 나 일수도 있었다는 감각을 공유했다. 그리고 이후, 젠더폭력이 횡행하는 한국사회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은 ‘여성이어서’ 살해되고, ‘여성이어서’ 폭력을 당하고, ‘여성이어서’ 차별받는 한국 사회에 질문하고 싸웠다.


당시 언론은 묻지마 범죄라는 점, 가해자가 조현병이라는 점 등을 부각시켰지만 5년 전 강남역에서의 일은 엄연히 여성이라서 살해 된 젠더폭력 사건이었다.

여성주의 연구자 김민정 씨는 ‘묻지마 범죄’와 ‘사이코패스’는 ‘사회 구조 및 문화의 맥락을 삭제한 채 개인만을 문제시함으로써 여성혐오를 비롯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를 비가시화시키는 효과를 낳기 위해 가해자에게 정신질환 혐오 정서를 이용해 손쉽게 붙이는 꼬리표’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범죄를 명명할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묻는다.


여성의 죽음은, 정신 나간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혐오를 키우는 한국 사회 전체의 책임이다. 그리고 강남역 사건 후 5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여성이어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여성은 죽고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문제와 현실을 명명하고 바꿀 수 있는 권력은 남성에게 기울어져 있다.


여성에게 있어 여성의 정치세력화는 그래서 생존을 건 문제다. ‘여성이라서’ 당하는 모든 착취, 폭력, 죽음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정치적 목소리를 위해,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강남역 사건을 기억하며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정치적 목소리를 힘껏 낼 것이다.

 

2021.05.17.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 참고문헌. 김민정, <묻지마 폭행,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이슈브리프 2020년 가을호